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School of Convergence
Science and Technology

커뮤니티

보도자료

醫과학자 못키우면 백신주권 없다…KAIST·포스텍 총장 ‘의학전문대학원 설립’ 호소

'반도체 4배' 2200조 세계 바이오시장 공략 위해 `의학·공학·생물학` 폭넓게 배운 인재 양성 절실

분류
보도자료
등록일
2021.06.08 17:40:36 ( 수정 : 2021.09.23 14:25:58 )
조회수
131
등록자
관리자

 ◆ '이공대투톱' 의전원 의기투합 ◆

국내 이공계 명문대학인 KAIST와 포스텍이 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위해 힘을 모은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백신주권' 확보 등 바이오 경쟁력 강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두 대학 사령탑이 병을 고치는 '의사'가 아닌 연구하는 '의사과학자' 양성에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지금도 일부 종합 대학에 의전원이 있지만, 양대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이 의전원 설립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과 김무환 포스텍 총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가진 대담에서 의전원 설립과 관련한 청사진을 밝혔다. 김 총장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 백신 사태를 봐도 좋은 연구성과를 낼 수 있는 의사과학자 양성이 우리나라의 바이오 경쟁력을 키우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데 필수"라며 "연구 중심 의대·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생물학 기초를 연구하는 생물학자와 임상 현장에 있는 사람(의사), 임상과 연구를 연계하는 의사과학자가 한 팀을 이뤄야 한국이 백신 위기를 넘어 바이오·헬스케어 강국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을 비롯한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200조원(약 2조달러)에 달한다. 반도체 시장보다 무려 4배나 큰 시장이다. 이 총장은 "우리나라가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를 서두르지 않는다면 이 천문학적인 시장을 놓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두 대학이 의전원 설립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바이오 경쟁력 확보의 첫걸음이 다름 아닌 '인재 확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올해 코로나19 백신 구입을 위해 투입하기로 한 예산은 2조3000억원이다. 반면 작년 8월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개발한 러시아의 지난 한 해 '국가 백신 예산'은 4000억원이었다. 한국이 백신을 구입하고 접종하는 데 쓴 돈의 약 15%만으로 백신을 개발해 자국 국민들에게 맞히고, 일부 수출까지 한 셈이다. 한국과 러시아 간 결정적 차이는 인재다. 세계 최고 수준의 생물유기화학연구소·유전학연구소를 갖춘 러시아는 이를 토대로 스푸트니크V뿐 아니라 코비박, 에피박코로나 등 자체 개발한 백신을 세 개나 보유하게 됐다. KAIST와 포스텍이 '의사자격증'이 주어지는 의전원 설립을 공언하고 나서자 의학계에서는 '밥그릇 뺏기'가 아니냐는 반발도 나오지만, 취지에 공감하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헬스케어 놓치면 미래 없어…의사·과학자 융합인력 키우자"

바이오 전사 양성 나선 KAIST 이광형·포스텍 김무환 총장 좌담


왜 지금 의전원인가
中·러시아도 코로나 백신 개발
우린 못 구해 여기저기 손 벌려…의과학자 키워 백신주권 확보

공대 의전원 필요한 이유
인공장기엔 기계공학 필수
의료데이터 연구에 AI 활약…모든 공학이 바이오와 연결

기존 의료체계와 관계는
카이스트, 수련과정은 안해…의사들 영역 침범하는 것 아냐
미래 바이오 연구개발 집중

■ 사회 = 남기현 벤처과학부장

이광형 KAIST 총장(왼쪽)과 김무환 포스텍 총장이 대전 KAIST 본원 캠퍼스를 거닐며 대화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지금의 백신 문제는 대한민국 자존심을 훼손시키는 일이다.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된다."(이광형 KAIST 총장) "다음 시대 우리나라의 산업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단순 의료가 아닌 헬스케어 전반을 봐야 한다. 지금 뛰어들지 않으면 영원히 기회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김무환 포스텍 총장) 한국의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캘리포니아공대(칼텍)를 표방하는 KAIST와 포스텍은 명실상부한 한국의 대표 이공계 대학이다. 최근 두 학교는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설립'이라는 공통된 주제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금도 여러 대학에 의전원이 있지만, 과학기술특성화 대학에서 의전원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를 만들어내는 기존 의전원과 달리 '치료제와 의료기술을 만들어내는 연구 의사', 즉 의사과학자를 만들기 위해 의전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일경제는 의전원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김무환 포스텍 총장과 이광형 KAIST 총장을 만나 K바이오의 미래와 이공계 교육의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하필 이 시점에 왜 의전원인가.

▷이광형 KAIST 총장=지금 백신 문제를 보고 있지 않나. 선진국뿐 아니라 러시아도, 중국도 백신을 만들고 있는데 대한민국이 그걸 못 만들어서 여기저기에 손을 벌리고 있다. 의료 분야의 연구력이 너무 약해서 그런 거다. 한국은 의사들이 치료는 잘하는데, 치료제나 백신은 못 만든다. 지금 이 상태로 그냥 지나간다면 다음번에도 똑같은 상황이 발생할 거다. 연구 인력이 없는데 그때 가서 또 뭘 할 수 있겠나.

▷김무환 포스텍 총장=포항에는 신약 개발에 중요한 방사광 가속기가 있다. 세계에도 몇 개 없는 중요한 시설이고 전 세계 연구진이 코로나19의 구조를 밝히기 위해 방사광 가속기를 사용하려고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움직임이 없었다. 의과학자들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바이오 산업이 왜 중요한가.

▷김 총장=바이오는 우리나라의 차세대 산업이다. 여기엔 백신도 포함된다. 인공지능(AI), 4차 산업혁명 모두 중요하지만 미래 핵심 기술은 바이오다. 우리 학교에서 연구하는 방향만 봐도 그렇다. 예를 들어 기계공학과 전공자들이 가장 많이 연구하는 분야가 바이오다. 인공장기를 만들고 혈류 측정기를 만든다. 신소재공학과도 인체에 적합한 재료를 개발하는 사람이 상당수다. AI도 의료 데이터를 가지고 일한다. 공대 일부 과는 연구 분야의 50% 이상이 의학·바이오와 연계돼 있다.

▷이 총장=공감한다. 세계적으로 바이오 의약품을 포함한 헬스케어 시장이 약 2조달러다. 의료기기 시장은 6000억달러다. 헬스케어 시장 하나만 놓고 봐도 반도체 시장보다 4배 이상 크다. 우리도 하루빨리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한국의 의료 기술이 좋지 않냐는 이야기를 하지만, 이것은 대단한 착각이다. 항공의 경우 비행기를 만드는 산업과 비행기를 운행하는 산업이 있지 않나. 한국은 세계적인 항공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비행기는 못 만들고 있다. 헬스케어에서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꼭 '의과학자'가 연구를 해야 하나.

▷김 총장=예를 들어 이번에 나온 mRNA(전령RNA) 백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노입자를 코팅하는 공학적 기술이 중요하다. 이런 백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생명과학과 의학·공학이 함께해야 한다. 이미 미국의 몇몇 공대는 의대를 흡수하거나 직접 만들고 있다. 공대와 의대의 협업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총장=축구를 생각해보자. 팀으로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공격수와 수비수, 골키퍼가 모두 있어야 한다. 다른 포지션의 구성이 다 좋아도 한 포지션이 없다면 그 팀은 무조건 진다. 우리나라가 지금 그런 상황이다. '센터'가 없다. 의학도 알고 연구도 잘하는 사람이 공을 이쪽에서 저쪽으로 넘겨줘야 한다.

―외국 사례를 소개해달라.

▷김 총장=미국 일리노이 공대는 2015년 의사과학자 양성을 목표로 의과대학을 설립했다. 고급 인재들에게 의료과학 분야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의료장비 개발 등에 기여하고 있다.

▷이 총장=이스라엘 테크니온대는 공과대로 출범했지만 의대를 통합했다. 현재 이스라엘의 주력 바이오 기술은 모두 테크니온 출신들이 만들었다.

―현재 국내 주요 대학에도 의대와 공대가 모두 있다. 여기에선 의과학자를 만들 수 없는가.

▷이 총장=사실 주요 대학에서도 필요성은 인식해왔다. 의대 졸업 후 연구의 길로 가려는 학생들에게 장학금 등의 혜택을 주는 'MD·PhD' 프로그램도 열려 있었다. 하지만 신청자가 없었다. 일례로 서울대 의대에서 매년 졸업생 135명이 나오는데 1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다. 다들 병원으로 가려고만 한다.

▷김 총장=포스텍은 내부에 의대가 없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다른 의대와의 협업을 추진해왔다. 실제 가톨릭대에는 우리가 연구비를 대서 두 개 층의 연구실도 마련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터지니까 협업에 한계가 생겼다. 어떤 상황에서도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걸 실감했다.

―의사들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김 총장=기존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사실 지역 의사협회 등과도 이야기를 해오고 있다. 인공장기를 예로 들어보자. 연구개발의 산물로 새로운 인공장기가 만들어지고 이를 통해 의료행위가 일어나면 오히려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이다.

▷이 총장=일단 우리가 의사를 양성한다고 하면 싫어할 수 있겠지만, KAIST는 '의과학자' 양성이 목표이기 때문에 수련을 시키지 않을 거다. 병원 설립 계획도 없다.

―포스텍은 병원 설립도 고려하는데.

▷김 총장=맞는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때 대구·경북 지역 의료시설이 너무 부족해 많은 분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희생됐다. 우리가 지역에 기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병원 설립도 같이 가야 한다고 본다.

 

―절충점을 찾아가야 할 것 같다.

▷이 총장=결국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같다. 산업계나 창업, 연구개발 현장에서 뛰는 의사과학자가 필요하고 이들을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사이지만 임상이 아닌 과학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을 키워내겠다는 것이다.


▷김 총장=정부가 의대를 허가해주는 게 대학이나 지역에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오히려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 총장님과 제가 감히 말씀드리는 것은 이 일(의과학자 양성)은 국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그것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출처: 매일경제(2021.06.07)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