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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환 포스텍 총장 “윤리적인 의사과학자 양성으로 한 단계 더 진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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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5 13:25:03 ( 수정 : 2021.09.23 14:0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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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허정윤 기자] 전 세계가 고통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의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 지속이라는 예견된 위기를 대비하기도 벅차건만 코로나19까지 겹쳐 그 고통의 파고가 낮아질 틈이 없다.


몹시 혼란한 시절에도 시대가 필요로 하는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애쓰는 대학이 있다. 바로 포스텍(POSTECH)이다. 포스텍의 여덟 번째 리더 김무환 총장은 ‘콕스(Cox, 조정 키잡이)’의 리더십을 강조하는 사람이다. 올해 초 이슈가 됐던 ‘포스텍 기부채납’에도 재정 확보를 위한 아이디어일 뿐이라고 단언하며 이슈를 불식시켰다. 오히려 포스텍이 마주한 위기와 고통을 질료로 삼아 연구‧교육‧산학 부분을 끊임없이 재련해 나가고 있다.

그는 총장 후보였을 시절 재단 이사들에게 ‘비전’에 대한 질문을 받았노라고 회상했다. 김 총장은 그 말에 “총장 임기가 4년인데 4년마다 비전이 바뀌면 어떡합니까. 총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포스텍 건학이념 하나만 생각할 겁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 대답은 현재도 유효할까. 본지는 김 총장을 만나 포스텍이 고등교육기관으로서 국가와 인류 발전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항로를 개척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 포스텍이 꾸준히 ‘명문공대’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알고 있겠지만 포스코는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설립된 회사다. 그리고 그 포스코에서 피땀 흘린 선배들이 만든 재원으로 세워진 게 포스텍이다. 포스텍은 사립대지만 어느 대학보다도 국가 발전을 위해 연구와 교육에 힘써야 하는 대학이다.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과 김호길 포스텍 초대총장이 고등교육이 나아갈 방향으로 ‘연구중심대학’, ‘산학협력대학’을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 사람의 혜안을 실현할 수 있었던 건 지금까지 포스텍과 함께한 교수, 학생, 직원, 연구원들의 사명감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또 포스텍과 협력해온 정부와 지자체, 포스텍을 사랑해주는 시민들의 지지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 포스텍의 명성에 비해 대외적인 평가 지표가 하락한 상태고 포스텍의 연구 분야 경쟁력이 약해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올해로 35주년을 맞은 포스텍은 교수들의 ‘세대교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우리대학의 성장세가 둔화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설립 된 지 50년이 넘지 않는 신규 대학들이 겪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나도 29세 때 교수로 부임해 지금에 이르렀다. 그만큼 한 세대가 지나가고 있다. 최근 10년 안에는 큰 연구 성과를 내왔던 석학들이 은퇴할 시점이 돼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총 73명이 퇴임했다. 대신 169명의 교수를 뽑았다. 그렇게 뽑은 40대 ‘라이징 스타’ 교수들의 활약으로 포스텍의 성장세가 회복되고 있어 미래가 희망적이다.

실례로 지난해 말 세계적인 과학 저널인 사이언스 한 호에 포스텍 논문만 두 편이 게재될 정도로 최근 3년 사이 젊은 교수들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제2의 도약’은 시작됐다. 특히 AI와 2차전지 분야 교수들을 적극적으로 스카우트 해왔다. 앞으로 발전할 분야의 성과는 자신 있고 15년 정도 흐르면 그 성과가 정점에 다다를 것이라고도 자부할 수 있다.”

- AI처럼 신기술 분야의 인재를 산업계에 뺏기고 있는 것 아닌가. 우수 인력을 대학이 잡지 못하는 현상은 어떻게 생각하나.
“이제까지는 대학이 원하면 누구든 데리고 올 수 있는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대학도 하나의 기관이다. 기업과 인재를 놓고 경쟁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하지만 연봉으로 전문가를 영입하기란 쉽지 않다. 영입하고자 하는 인재들에게는 포스텍과 같은 대학에 오면 본인이 원하는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고 연구 성과를 산업화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소개한다. 물론 인재들을 어떠한 사명감만으로 붙잡아 두기는 어렵다. 결국 경제적 안정을 보장해주거나 연구의 장기적 지원책 등을 마련할 필요는 있다.”

- 인재 확보를 비롯해 대학발전에 재원이 필수라는 말이다. 하지만 ‘포스텍 기부채납’이 언급됐던 이슈가 있었던 만큼 포스텍도 재정 부족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포스텍 법인의 자산은 6월 현재 1조 5000억 원 규모다. 작년과 비교해 5000억 원이나 늘었다. 교육비 환원율도 포스텍은 1440.4%로 높다. 더군다나 지금 연구하고 있는 2차전지 소재만 잘 개발한다면 재정 1조 원 추가 확보도 현실이 될 수 있다. 또 동문들의 기부도 큰 힘이 돼주고 있다.

그러던 중에 이사회 회의에서 ‘정부 재원을 끌어들이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다. 그 의견은 기사화가 되는 바람에 이슈가 된 것이지 검토된 바도 없다. 만약 포스텍이 국내의 좋은 대학으로 남는 정도의 ‘현상유지’만을 목표로 한다면 지금의 자산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포스텍의 목표는 세계 최고의 이공계 대학이 되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재정 규모가 작년 기준으로 7조 원 정도라고 한다.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하고자 한다면 추진동력으로 삼을 재정이 필요하다는 의미일 뿐이다. 두 대학의 등록금 차이만 해도 10배에 이른다. 등록금 동결 상황이 이어지는 중에도 질 높은 교육과 연구를 위해서는 과학발전에 뜻있는 많은 분의 성원과 지원이 필요하다.”

- 재원 확보를 위한 현실적인 계획은 있는지.
“단기적으로는 교수들의 연구를 독려하고 장기적으로는 창업 활성화를 계획하고 있다.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연구를 적극적으로 수행해 성과를 거두면 우리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기업의 가치를 높이게 된다. 대학 재원은 더욱 긴밀한 산학협력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함으로써 대학 재원도 확충할 수 있다고 본다.  

장기적으로는 연구 성과 기반의 창업 활성화도 필수다. 코로나19 백신으로 눈길을 끈 기업 중 하나가 바로 ‘제넥신’이다. 성영철 포스텍 교수가 설립한 벤처기업으로 연구실 기업으로 오랜 시간을 보냈다. 제넥신은 이윤 중 일부를 대학으로 환원해 좋은 성공사례가 됐다. 창업을 활성화로 많은 스타트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면 그 이윤이 다시 학교로 돌아와 중요한 재원이 되어줄 거라고 확신한다. 또한 대학의 발전이 곧 지역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만큼 지자체의 적극적인 도움은 물론 대학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목표를 이해하는 기부자를 절실하게 기다리고 있다.”

- 요즘 관심을 가지고 대학 재원을 사용하고 있는 부분이 있나.

“예기치 않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대학이 혼란을 겪었다. 이런 와중에 포스텍의 교수들과 교육혁신센터는 실험 키트를 학생들에게 택배로 보내거나 플립드 러닝을 통해 수업을 진행해 학생들의 호응을 얻었다. 오히려 강의평가가 이전보다 좋게 나오는 의외의 결과도 나왔다. 하지만 이공계대학이기에 실험실습 수업은 너무 중요하다. 결국 비대면 수업과 비대면 활동에 대해 집중 투자를 결정했다.

지금 학생들은 인터넷 강의나 유튜브에 익숙한 ‘MZ세대’다. 수업 내용이 알차면 학생들은 대면과 비대면의 차이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포스텍에는 이미 스튜디오 블랙 등 비대면 강의를 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었고 이번 기회로 비대면을 위한 설비를 학과마다 설치하도록 했다. 심지어 올해 신입생들에게는 총 1억 5000만 원을 들여 ‘VR키트’를 나눠줬고 이러한 인프라를 통해 질 좋은 강의를 할 수 있었다.”

- 코로나가 끝나면 어떤 수업을 해 나갈 계획인가.
“이번 팬데믹을 통해 대학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교육의 질을 유지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에서 바로 ‘metaverse’와 ‘university’의 합성어인 ‘메타버시티(Metaversity)’의 개념이 도출된 셈이다. 한 학기 정도는 학생들이 캠퍼스를 벗어나 국내외 어디에 있든 비대면으로 수업을 들으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실험 수업도 VR이나 AR을 활용해 비대면화 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교수들에게도 이런 인프라를 이용한 수업을 개발해달라고 요청해둔 상태다. 

또 올해부터 전공별로 세계의 석학을 초빙해 온라인으로 강의를 개설했다. 대학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됐고 학생들은 굳이 석학들의 수업을 듣기 위해 해외로 대학을 갈 필요가 없어졌다. 포스텍은 해외 대학과 함께 온라인 학위를 주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 서울 외 지역 대학들이 겪는 어려움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서울에 있는 대학들과 그 외 지역대학들의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포스텍도 결코 안주해서는 안 된다. 비대면이 일상화한 시대에 MIT, 스탠퍼드, 하버드가 비대면으로 학위과정을 한국에서 열 날도 멀지 않았다. 그럼 좋은 학생들이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가는 게 아니라 그 대학으로 간다. 학교도 한국 학생들에 국한해서 생각하면 안 된다. 빠르게 제3국을 잡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우리대학은 얼마 전 아프리카 대륙과 인접한 나라의 정보통신부와 MOU까지 맺었다. 비대면으로 그 나라의 우수한 학생을 AI석사과정에 입학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추고 교육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의 대학들도 다각도로 세계의 인재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비단 포스텍의 발전만을 위한 일은 아니다. 포스텍의 우수한 비대면 인프라를 구축하고 교육을 진행한다면 다른 대학에도 이를 적극적으로 공유할 계획이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로 기초과목을 마련하기 어려워지는 대학도 경영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다.”

- 최근에는 포스텍이 의대설립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의사과학자’를 양성해 꿈꾸는 미래가 있나.
“의사과학자는 진료나 수술만 하는 의사가 아니다.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면허 소지자가 과학‧기술‧의학‧융합 연구를 중심을 연구를 수행하는 의사를 뜻한다. 의사과학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경북 지역 의료 문제도 해결하고 신사업 동력 확보를 위하는 길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보통 경북에서 큰 병에 걸리면 대구로 간다.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었을 때 경북 의료 체계에 큰 구멍이 생겨 희생이 컸다. 포스텍은 이미 자연과학과 공학 분야에서 우리나라를 대표 대학으로 단백질의 구조를 볼 수 있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 생명공학연구센터, 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센터(BOIC), 세포막단백질연구소 등을 보유 중이다. 또한 바이오 관련 인프라와 네트워크가 탄탄하고 기술이전 실적의 83%가 바이오분야일 정도로 사업화 경험이 풍부하다.

여기에 ‘의사과학자’와 의료 기술을 테스트해볼 공대 역량 기반의 ‘스마트 병원’이 확보된다면 경북지역의 의료 수준도 올라가고 헬스케어 산업 확장에서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게다가 80년대 우수 인력의 이공계 진출이 ICT 산업의 발전을 이끌었듯 포스텍이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바이오 및 헬스 산업의 중추역할을 할 의사과학자들을 양성해야 하는 것은 시대적 사명일 수밖에 없다.”

- 의사과학자 대신 임상의만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많은 사람이 의사과학자라고 키웠는데 임상의로 가버릴 수 있다는 걱정은 이해한다. 하지만 그 걱정 때문에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이공계의 역할은 신기술 개발로 국가를 발전시키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이제까지 우리나라의 발전 기반이 산업화였다면 이제는 의료를 산업 관점에서 보고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 임상 중심에서 R&D 중심으로 변화는 필연적인 상황이다.

의사과학자를 키우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포스텍이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것은 기존 의사의 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의료산업을 확장하고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연적 과정이고 의사과학자 양성은 의사들의 진로가 다양해질 수 있다는 걸 증명해내는 좋은 기회다. 과학고나 영재고 학생들의 의대 진학을 제한할 게 아니라 의대에서 의사과학자로 진로를 선택해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탁월한 연구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학생들이 임상의로 갈 것을 우려하기 전에 좋은 연구 환경을 구축해 연구가 더 즐겁고 큰 성과를 거둘 기회의 장임을 알려줘야 한다. 실례로 포스텍 학내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성영철 포스텍 교수의 제넥신이 가진 현재 시총은 약 3조 원 가까이 된다. 이렇듯 포스텍이 함께한다면 좋은 기업도 만들 수 있고 사회에 이바지할 수도 있다.”

- 의대가 설립된다면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기회를 제공할 생각인가.
“포스텍은 의대학생들에게도 AI기초와 기초과학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하고 SES(Summer Experience in Society)를 의대로 확장해 의학박사(MD) 선배들이 진출해 있는 연구소, 제약회사, 벤처기업 등으로 인턴십을 경험하게 할 예정이다. MD로서 바이오 및 헬스 산업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기회를 줌으로써 학생들의 미래 설계에 큰 도움이 될 거라 본다. ”

- 포스텍 의대설립은 얼마만큼 준비됐나.
“현재는 의사과학자 양성이 왜 필요한지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포스텍이 설립하고자 하는 의대의 방향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다. 오는 여름 중으로 그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다만 의대 설립은 다양한 기관이 걸쳐져 있는 문제라 오랜 기간 순차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단기간에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지라도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

- 김 총장은 포스텍에서 입학처장으로 있을 때 입학사정관제(현 학생부종합전형)의 틀을 만든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전히 이 제도가 공정한 방법으로 대학 특성에 따라 적확한 인재를 뽑는 데 유용하다고 생각하나.
“포스텍은 국내 대학 최초 입학정원 전원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한 대학이다. 지금도 포스텍 학생을 뽑는 데에는 학생부종합전형이 적확하다는 생각에 변함은 없다. 포스텍처럼 소규모의 영재를 길러내는 대학들은 학생의 잠재력과 자기주도성을 중시하며 무엇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갖춰야 한다. 이런 부분들이 단순히 정답만을 ‘잘’ 고르는 수능 같은 시험에서 가려질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수능 점수와 입학생들의 졸업 때 성적을 비교분석해 상관관계가 ‘0’에 수렴한다는 결과를 확보했다.”

- 포스텍이 학생 선발에 있어서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 있다면.
“포스텍은 학생의 ‘자기주도성’과 ‘윤리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자기 스스로 배울 것을 찾아 나서지 않으면 앞으로의 발전에 뒤처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고 윤리적이지 못한 사람은 능력이 출중해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그 기술을 나쁜 일에 사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자기소개서에 적은 내용을 면접에서 사실대로 솔직하게 설명할 수 있는 학생이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장 위험한 범죄자는 뛰어난 사고력을 가졌지만, 도덕성이 없는 사람’이라 했던 마틴 루터 킹의 말을 기억해야 한다. 포스텍에 들어올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 윤리적이지 않다면 미래 한국 과학기술계에도 위험 요소를 심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또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는데 바로 학생들의 ‘중도탈락’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신입생 선발은 끝이 아니라 대학과 학생의 새로운 시작이다. 공시를 통해서도 증명됐지만 포스텍의 중도탈락률은 국내 대학에서 최저수준이다. 서울대나 KAIST에 비교해도 특히 적다. 그만큼 포스텍에 오길 갈망하는 학생들을 포스텍이 잘 선발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포스텍의 방식이 정답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대학마다 사정이 있고 수천 명씩 선발하는 종합대학이 전교생을 포스텍과 같이 뽑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학마다 추구하는 인재상이 다르다. 다만 정답을 잘 맞히도록 훈련된 사람에게서 어떻게 창의성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앞으로의 과학기술계는 괴짜들도 필요한데 일률적인 시험 아래에서 창의적인 인재들을 선발하기란 쉽지 않다. 포스텍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여기는 것은 정답을 잘 맞히는 사람이 아니라 정답에 이르지는 못하더라도 독창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답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다. 정부가 국가 발전을 위해서 대학들이 좀 더 다양한 인재들을 선발할 수 있도록 거시적인 차원에서 입시제도에 접근해주길 바란다.”

출처 : 한국대학신문(2021.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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