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ool of Convergence
Science and Technology
든든한 경제력 바탕… 직장인들, 의대입시 준비 급증
회사에서 짬짬이 입시 준비 의대 열풍이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불고 있는 가운데 점심을 간단하게 때운 직장인 강모 씨가 회사에서 과학탐구영역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다.
강 씨 제공 사진
■ 든든한 경제력 바탕… 직장인들, 의대입시 준비 급증
‘초등 의대반’ 신설을 낳았던 의대 열풍이 초등학생을 넘어 직장인까지 집어삼키고 있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직장인들이 ‘인생 역전’의 수단으로 의대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10개 반 정도의 한 지점에 많아야 한 명꼴이던 직장인 의대 준비생이 최근엔 반마다 2∼3명씩 들어오면서 최대 20∼30배 늘었다는 게 재수학원들의 설명이다. 종로학원이 한국교육개발원 교육 통계 서비스를 분석한 결과, 대학교 의약 계열의 26세 이상 성인 입학자는 2017년 130명에서 지난해 582명으로 5년 새 5배 가까이 급증했다.
늦깎이 준비생인 만큼 이들의 수험 생활은 치열하다.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점심시간을 쪼개 공부하고, 배달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충당하기도 한다. 학원 강사로 일하다가 최근 의대 입시판에 뛰어든 원모(36) 씨는 공부 중간중간 배달 아르바이트를 한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온 밤 12시에도 다시 영어 교재를 편다. 원 씨는 “처음에는 교대가 목표였는데, 교대의 현실이 어둡다는 것을 확인하고 의대로 목표를 바꿨다”며 “배달과 공부를 병행하면서도 하루 12시간의 공부 시간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 수험생에 비해 풍족한 경제력·부족한 시간이라는 환경에 놓인 이들은 보통 인강을 통한 온라인 수험 생활을 선택한다. 사이트 프리패스(전 강좌 무제한 수강권), 1대 1 고액 과외 등 돈에 구애받지 않고 환경에 맞는 공부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다. 의대 준비생 공무원 김모(30) 씨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1년 내내 모든 강의를 들을 수 있는 프리패스권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3040 만학도 의대반’ 등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서로서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강남구 대치동에서 수학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원장은 “최근에는 나이가 있는 성인들로부터 수강 문의가 빗발쳐 다른 학원으로 연결을 시켜줄 정도”라고 설명했다.
출처: 문화일보(2023.06.13)